딱 멈췄다.
보통의 우리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삶의 모습은 미사에 열심히 나아와 주님과 일치를 이루고 몇 번의 특강을 듣고 레지오 마리애를 통해 묵주기도와 활동에 참례하고
거기서 딱 멈췄다.
예비신자교리 몇 개월, 시간으로 따져보면 20시간 정도 교리받고, 세례받고 나면
우리의 영적, 지적 성장은
참 더디고
거기서 딱 멈췄다.
공부(工夫)는 학문 등을 배우고 익히는 것인데
공부하기를 게을리하면
문자의 뜻이 살아와 삶으로 옮겨지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닐진데,
거기서 딱 멈추고
그러니 참 재미지는 것은 아닐텐데.
좋은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이 좋은 삶을 가까이 살아가는 것임에도
다만 안타까움으로
그리고
다만 안타까움만이 아니라
좋은 길을 알려주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안타까움으로만 늘 남아있는 것은
양들의 탓이 아니라 대개는 목자들의 탓이니
짧은 글 몇 마디 화두에도 삶은 확 바뀌지만
그건 참으로 찰나지간 우주와 만나는 특별한 은총의 순간이고
대개의 우리의 삶은
지난한 일상의 연속이기에
한 걸음 내딛는 신앙공부야 말로
신앙의 도약임을
하기사 삶이란 글자 몇 개 더 깨우치는 것만이 아님을
늙은 노모의 거칠은 손 마디에서 감사히 알아차립니다.
다만
배움은 늘 허기지는 것이어야 하고
올바른 배움이야말로
참된 만족에로 우리를 이끔을 은총안에 아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