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06/29/2019)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2 티모 4, 7)
오늘은 우리 교회의 두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의 축일입니다.
이 축일을 맞으면 언제나 하느님의 놀라운 힘을 봅니다.
베드로와 바오로는 참 다른 두 분이라고 느낍니다.
베드로 사도는 순박하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듯 하고,
바오로 사도는 영민하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서로 같지만 또 그렇게 서로 다른 두 분이 초대교회를 오늘날까지 이어오게 하였습니다.
사실 영민한 사람은 순박한 사람의 무지를 참기가 어렵고
순박한 사람은 영민한 사람의 까칠함을 참기가 쉽지 않은 법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르기에 더 커지고 더 완성됩니다.
다름은 힘겨움을 선사하지만, 힘겨움은 완성을 우리에게 줍니다.
달라서 다투고 힘겹고 고통받지만 그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은총입니다.
더 커지고 완성되려면 다름은 언제나 필수입니다.
오늘 사도 바오로의 고백도 어떻게 보면 부럽고 어떻게 보면 좀 짜증납니다.
훌륭한 사람도 때로는 누군가를 짜증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누군가의 열정도 때론 우리에겐 피곤함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그 피곤함은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오늘, 나는 내게 평안한 사람이 아니라 나와 참 다르고 때로는 짜증나게 하고 피곤하게 하며 힘들게 하는 이들이 나의 완성을 위하여 있음에 감사드리는 하루가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수많은 베드로와 바오로를 생각하며 영명축일을 맞은 형제자매들에게 기도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특히 본당사목총회장으로 지금껏 성실히 길을 걸어오는 정병규 바오로 형제에게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영육간 건강하시고 더 많이 봉사할 수 있도록 더 큰 은총을 허락해주시길 공동체와 함께 기도드립니다.
김정훈 라파엘 신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