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정훈 postedSep 08, 2017

연중제20주일 강론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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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지용(無用之用)

“ 인개지유용지용이막지무용지용야(人皆知有用之用而莫知無用之用也)”
- “사람들은 모두 유용(有用)의 용(用)만을 알고 무용(無用)의 용을 모른다”
장자(莊子)의 인간세편(人間世篇)

   좌절감을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나는 더 이상 쓸모가 없다고 스스로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사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에는 모두 그 쓰임이 있는 법이지 않습니까? 그런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은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쓸모있음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입니다. 늙고 병들고 도무지 이바지하는 바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신이 채우는 성전이, 이 한 자리가 형제들에게 위로와 기쁨을 가져다줍니다.

   하느님께서 쓰시겠답니다. 나는 내 쓸모를 스스로 주장하지 아니하고 오직 하느님의 쓸모에 나를 맡깁니다. 신앙인들은 이렇게 무용의 용을 말합니다. 참된 겸손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하지 않고 오직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바를 합니다.

   기쁨에 넘치는 나의 한 마디, 희망에 넘치는 나의 묵주기도, 오직 주님만을 바라고 매일 성전에 나와 바치는 나의 존재는 바로 참된 쓸모입니다.

   나무를 베고 베어 이제 밑둥만 남아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생각하였더니 어느샌가 누군가 와서 앉았습니다. 밑둥만 남은 나는 훌륭한 쉼터가 되었고 누군가에게 의지할 바가 되었으며 뭇 생명의 자리가 되었습니다.

   생명을 다하는 그날까지, 당신은 참 쓸모있는 사람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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