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연중 제27주일(군인주일) 10.06.2019
제1독서 : 하바쿡 1,2-3; 2,2-4 제2독서 : 2티모 1,6-8.13-14 복음 : 루카 17,5-10
평화로 가는 길에서
우리는 모두 길을 걷고 있습니다.
평화의 길을 갑니다. 이 평화의 길에서 우리는 간혹 아직 평화롭지 못한 것들과 일들과 사람들을 만납니다. 이 평화의 길은 모든 인류가 함께 고민하는 길입니다.
군이라고 하는 특별한 곳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경험하고 또 대부분은 경험하지 못하는 특별한 현실입니다. 적대적 감정과 끝없는 훈련과 긴장과 불안이 공존하고 있는 곳입니다.
군과 평화는 아주 다른 두 길처럼 보입니다. 현실의 군대는 최소한의 평화를 지켜내어야만 하는 보루입니다. 그 보루를 위해 수많은 젊음들이 자신들의 모든 것을 내어놓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군대가 없어지는 그런 날이 올까요? 그리고 군대가 없다면 평화가 오는 것일까요?
저는 이 땅의 군대가 평화의 사도라고 스스로를 여기기를 바랍니다.
평화를 유지하고 평화를 이루어내기 위해 군대라고 하는 곳이 있다고 생각해주기를 바랍니다.
언젠가는 군대가 없어지는 날이 온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는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 싸워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지금의 군대와 전쟁 상황은 예전과는 물리적으로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사람과 맞닿아 싸워야했었지만 지금은 복잡한 컴퓨터 시스템과 전혀 낯선 곳에서 아무런 감정 없이도 보다 더 크고 위험한 전쟁으로 평화를 해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모두 길을 걷고 있습니다. 평화의 길을 걷는 이 땅의 모든 젊음과 그 젊음을 부둥켜안고 일하시는 모든 군종신부님들과 군 가족들에게 주님의 평화와 은총이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기도드리는 이번 한주간이시길.
ㅡ 권영철 아우구스티노 장승포성당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