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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본당 주임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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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7월 성시간 자료.

 

    “얼라이브Alive란 소설과 영화가 있다. 이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1972년 칠레로 향하던 비행기가 기상악화로 안데스 산맥에 추락했다. 사고 당시 비행기에는 우루과이 가톨릭 럭비팀 45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가 나자 구조대는 즉시 사고 비행기와 생존자들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10일 후에 수색작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안데스 산맥이 워낙 험하고 또 눈이 덮여 있어서 10일 이상 생존자가 있으리라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여곡절 속에 16명이 사고발생 72일 만에 구조되었다. 흑한과 굶주림 속에서 그 긴 시간을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죽은 동료들의 살을 먹었기 때문이다. 영하의 추위 때문에 시체가 부패하지 않아 가능한 일이었다.

 

    아무리 극한 상황이라고 해도, 어떻게 죽은 사람의 살을 먹을 수 있단 말인가? 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죽은 사람들의 살을 먹었는지 알려주는 메모가 있다. 친구들의 살을 먹고 그도 자기 살을 동료들에게 주고 세상을 떠난 니코리치가 아버지에게 남긴 메모다.

 

     아버지, 정말로 믿기 어려운 일이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죽은 친구의 살을 먹는 일입니다. 저도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죽은 뒤에 제 살이 살아 있는 친구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생명을 제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 드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죽은 친구의 살을 먹음으로써 생명을 얻고, 만일에 죽게 된다면 자기 살을 친구에게 줌으로써 생명을 제공한다고 믿었다. 생존자 가운데 한 사람은 고백신부에게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저는 학창시절에 한 주일도 성당에 나가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부모님이나 동네 어른은 모두 저를 칭찬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전혀 다릅니다. 성당은 다녔지만 하느님 집에 머물지는 못했습니다. 명목만 신자였지 참된 신앙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눈 덮힌 산 속에서 죽음과 싸우면서 비로소 제가 하느님의 집에 살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수도 없이 성찬예절에 참여했지만 그저 습관적으로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셨을 뿐 그 의미가 제 가슴에 와 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산 속에서 죽은 친구의 살 조각을 손에 들었을 때, 그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글자 그대로 예수님의 몸이 아니라, 예수님의 희생적 죽음을 본받은 작은 예수님이 몸이지요. 생명이 무엇이며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 죽음이 무엇인지를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물론 이런 극적인 상황에서 성체성사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다. 그런데도 이 예화를 든 이유는 예수님 당시 많은 유다인은 물론이요, 오늘날 일부 신자들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성체와 성혈이 주님의 참된 몸과 피라는 사실을 믿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다.”

 

비참과 자비의 만남, 송봉모 저, pp.335~337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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