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마르 10, 21)
안분지족(安分知足)이라, 편한 마음으로 자기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앎을 뜻하거니와,
신앙인들에게는 다른 욕심은 없다 하더라도,
오직 하나 마음의 욕심만은 꼭 지켜나가야 했으면 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하느님만은 온전히 차지하고 싶어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사람이 아무리 재물이 많아도 그 안에 하느님의 참된 사랑이 없으면
온통 허무함과 후회만이 남지만
오직 하느님 만은 그 마음에 참된 풍요로움과 기쁨을 허락하시나니
하느님만은 온전히 차지하고 싶어하는 마음입니다.
오늘 우리는 본당의 여러 형제들과 어울려 축제를 지냅니다.
축제란 함께 하는 것이고 어울리는 것입니다.
우리 삶 가만히 살펴보면 혼자서는 참으로 어렵고 힘든 길이 신앙의 길입니다.
함께 해야 하는 길임을 압니다.
다만 함께 해야 하기에 서로를 조금씩 깎아내고 덜어내는 것이 참 힘겨운 일이긴 합니다만
함께 하는 것이 주는 풍요로움 또한 잘 알기에
이렇게 어울리고 서로를 도와줍니다.
신앙의 빛은 온전히 혼자서도 다 알지 못하고, 혼자서도 이루지 못한 것이니,
나를 도와 줄 형제들과 함께 하는 삶,
그것이 신앙의 삶임을 압니다.
그러니 욕심 낼 것 한가지, 하느님과 함께 하기 위하여, 아니 오롯히 하느님을 품기 위하여,
하느님을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 하는 것
그것입니다.
유혹이 있습니다.
혼자서 열심히 착하고 바르게 잘 살면 될 것 이라는 유혹,
그것이 결코 그리 되지 않음을 알기에
부족하고 죄인인 우리는 또 다른 너를 끊임없이 기대며 호출하고 살아갑니다.
내 눈에 비치는 너의 모습에서
하느님의 숨결 한 자락이라도 느끼고 비추임을 맛보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너의 눈에 비치는 나의 모습에서
하느님의 모습 한 면이라도 바라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늘 본당의 모든 일에 기쁨으로 함께 하는 사목회장님과 사목위원 여러분,
그리고 함께 하시는 여러분
본당의 일을 내 일처럼 해주시는 당신들 덕분에 매일매일이 감사함입니다.
나의 소망은 너의 그 모습에서
하느님을 더 많이 알아차리는 참된 지혜이며,
신앙인의 욕심이란 그저 하느님만은 오롯이 섬기고 사랑하고 모시기를 원할 뿐임을,
그리고 그 지혜가 우리 모두에게 성령의 은총으로
내려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오늘입니다.
옥포에서 신앙의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우리 공동체의 모든 분들에게
오로지 하느님 만이 주실 수 있는 평화가 가득하시길 기도드리고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