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이 밖에도 많이 있다. 그래서 그것들을 낱낱이 기록하면, 온 세상이라도 그렇게 기록된 책들을 다 담아 내지 못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요한 21,25)
사람의 말이나 글은 얼마나 많은 한계가 있는지요? 때때로 진심을 담아 전한 말이 오해를 사기도 하고 오롯이 온 마음을 전하려 해도 상대방이 다 알아차리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많은 말이 진실을 가리키는 것도 아니기도 합니다. 말이나 글로, 그리고 행함으로 자신의 뜻을 전하고자 하지만 언제나 부족함을 느낍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모든 일들을 다 옮기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느끼게 해 주는 요한 복음서 저자의 오늘의 마음을 봅니다.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더 전해주고 싶고 더 증언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을 말로 확증지을 수 없는 것처럼, 온 세상 보다 크신 하느님의 놀라운 업적을 아무리 다한다 하더라도 다 증언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렇게 우리에게는 때로는 침묵이, 때로는 한 줄기 바람에도 하느님의 놀라우심을 찬양하고 증언할 수 있습니다. 기적이 일어나 내 믿음이 생겨난 것이 아니라 내 믿음의 눈이 기적을 봅니다. 오늘 하루, 이 세상 곳곳에 어린 하느님의 놀라운 기적과 현존을 알아차릴 수 있는 믿음 한 자락을 주님께 청합니다.
오늘도 평안하시길. 김정훈 라파엘 신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