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연중 제15주간 금요일(07/19/2019)

 

 

제1독서 : 탈출 11,10─12,14 복음 : 12,1-8

 

 

“그분의 제자들이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뜯어 먹기 시작하였다.”(마태 12, 1)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뜯어 먹었답니다.

예수님과 그 일행, 즉 사도들이 얼마나 배가 고팠을까요?

먹을 것이 넘쳐 나는 오늘의 세대는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일이지만,

일제 식민지 시대를 겨우 이겨낸 우리 민족이 6,25 전쟁의 비극으로 전쟁의 폐허에서 만나야 했던 비참함을 생각합니다.

초근목피草根木皮로 겨우 보릿고개를 넘겼다.

이 초근목피라는 단어가 국립표준어대사전에서 삭제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이런 단어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을 정도로 먹고 사는 일의 최소한은 보장되었다는 뜻이겠지요.

‘배고프면 빵 사먹으면 되지’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배고픈 시절은 지났나 봅니다.

그래서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먹었다는 말이 쉬이 와 닿지는 않지만

예수님의 여정이 얼마나 고되고 힘드셨을지 자꾸만 생각이 납니다.

손으로 뜯어 그 생것을 입에 우겨넣었다는 말입니다.

오직 복음을 전하기 위해 나섰던 그 길에, 배고픔이 함께 했다는 사실이 고맙고 감사하면서도 죄송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들 앞에 그토록 냉철한 지성과 비판은 도무지 무엇이었을까요?

 

 

밤새 문을 열어 놓고 잤더니 밤새 비 소리를 들었습니다.

지금도 많은 비가 내리네요.

내일 본당에서 시작될 초등부 여름신앙학교 걱정이 됩니다.

또 헤쳐나갈 수 있는 길도 열어주시겠지요?

함께 염려하고 기도해주시기를 청합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결코 실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