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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본당 주임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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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散骨)에 관한 질의응답

 

3. 교회가 산골을 금지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죽음으로 영혼이 육신에서 분리되지만 부활 때에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육신에 썩지 않는 생명을 주시며, 이 육신은 우리의 영혼과 다시 결합하여 변모될 것이라는 믿음이 우리의 부활 신앙입니다. 따라서 부활할 육신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기 위하여 산골을 금지합니다.

 

그리스도교 장례는 부활에 대한 교회의 믿음을 확인시키고, 인간의 정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부분인 인간 육신의 커다란 존엄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에 교회는 죽음에 관한 잘못된 생각, 곧 죽음을 인간의 완전한 소멸, 자연이나 우주와 융합되는 순간, 윤회의 한 단계, 육체의 감옥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것으로 여기는 그릇된 사상들과 관련된 태도를 용납하거나 그러한 예식을 허용할 수 없다.”(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기 위하여, 3)고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어떤 위생적, 사회적, 경제적 이유로도 산골하거나 유골을 기념물이나 장신구 또는 다른 물건에 넣어 보관하려는 시도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교회는 모든 형태의 범신론이나 자연주의나 허무주의의 모습을 피하고자 합니다(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기 위하여, 7항 참조).

 

산골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사회적인 통념에 따라 이미 산골을 한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행한 산골은 무지와 착오에 따른 것일 뿐 자신의 양심을 거슬러 자유 의지로 행한 잘못과는 분명히 구별됩니다. 그런 사람들이 산골을 후회하며 고인을 기억하기를 원한다면, 기일에 고인을 위한 지향으로 위령 미사(연미사)를 봉헌하고 위령 기도(연도)를 드리면 됩니다.

 

4. 하느님께서는 세상 어디에나 계시는 분이신데, 유골을 세상에 뿌리는 것은 죽은 이를 하느님의 품에 다시 맡겨 드리는 행위가 아닌지요?

 

하느님께서는 세상 어디에나 계시지만 세상을 초월하여 계신 분이십니다. 죽은 이를 세상과 일치시키려는 범신론적 사고에 입각한 산골은 하느님의 존재도 받아들이지 않을 뿐 아니라 그분께서 세상을 초월하여 계신다는 신앙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우주(세계)의 모든 것에 신성(神性)이 내재한다는 것, 곧 세계(우주)와 신의 동일성을 주장하는 세계관을 범신론(汎神論, pantheism)이라고 합니다. 세상 만물이 다 신적인 것이라는 범신론은 이 세계만이 실재적인 것이고, 신은 존재하는 것의 총체에 지나지 않는다는 자연주의적이고 유물론적 범신론 사상으로 연결되고, 나아가 무신론으로 귀결되는 반그리스도교적인 사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신앙에 합당한 세계관은 초월적이고 내재적 유신론(有神論)에 입각한 세계관입니다. 곧 하느님께서는 어디에나 내재하여 계시는 분이시지만, 세상에 얽매여 계시지 않고 당신께서 만드신 세상을 초월하여 계시는 분이시라는 관점의 세계관입니다.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인은 세상에 살면서도 그 세상을 넘어 하느님께서 마련하여 주시는 하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을 믿고 희망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죽은 이의 유골을 성스럽게 또 소중하게 보관하면서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의 은혜를 기다리고 기도하는 일은 부활을 믿는 신앙인에게 합당한 것이지만, 유골을 소중히 모시지 않고 공중이나 산, , 바다 등에 뿌림으로써 다시 볼 수도 찾을 수도 없게 만들어 버리는 산골 행위는 하느님을 세상 안에만 계시는 분으로 축소할 여지가 있습니다. 또한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멋있게 유골을 뿌리는 산골 행위는 사람들 사이에서 범신론적 표현으로 오해될 소지가 크므로 허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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