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신앙학교?

 

어릴 때부터 성당에 다니셨던 분이라면 이제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여름신앙학교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주로 초등부, 중고등부때 방학기간을 맞아 신앙캠프를 떠나거나 성당에서 율동을 함께 하고 교리경시대회를 갖기도 하며 맛나는 간식을 먹기도 하는 여름신앙학교. 어쨌든 즐겁고 유쾌한 경험이 많으시죠? 그런데 요즈음은 그런 시간을 마련하는 것도 어렵고 관심이나 참여도 그때만큼은 아니라 많이 힘듭니다. 그만큼 사회가 더 복잡해졌고 빨라졌으며 신앙생활에 대한 관심도 더 떨어진 것 같기도 합니다.

기타를 메고 떠났던 섬 공소에서의 아련한 바닷가 추억도 이제는 과거의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함께 박수치며 소박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초라한 불꽃놀이도 얼마나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는지요? 서툴고 힘겨웠지만 그만큼 더 소중한 옛 모습을 떠올리는 지금의 어른들인 우리들은 우리의 추억이 그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요즈음은 그런 것에 감동받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우리 성당이야 아직은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들도 많지만 인근의 다른 성당에서는 열 몇 명의 아이들이 고작입니다. 성당에서 노인과 여성인구는 점점 늘어갑니다. 그리고 그게 걱정스럽기도 하시지요?

 

시대가 변합니다. 세상도 변합니다. 신앙의 대한 관심이나 하느님의 대한 관심은 점점 멀어집니다. 어느새 우리 교회도 늙어가나 싶어서 마음 한 켠이 헛헛하시죠?

담당신부님도, 수녀님도 그리고 주일학교에 봉사하시는 선생님들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지만 마음같지 않아 힘드시죠?

중고등부 미사를 봉헌하다보면 – 사실 어른들이 많이 참례하는 미사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 반짝이는 눈망울보다 의무에 지친 눈빛을 봅니다.

방법을 달리하고 생각을 달리하고 보는 눈을 달리해야 하겠다 싶습니다. 그 정도에 지칠 우리도 아니지만요.

 

올해도 변함없이 초등부, 중고등부, 청년회 신앙학교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변화하는 세상에 몸부리치는 이들의 몸짓을 보시고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무것도 배우는 것이 없어 보이는 아이들에게도 사실 내면에서 꿈틀거리는 신앙의 성장을 볼 수 있는 이 좋은 기회를 함께 해 주시기를 기도드려봅니다.

그리고 언제나 우리부터 무엇보다 신앙을 가장 앞세우는 스스로가 되기를 다짐해봅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을 보고 배운다고 합니다.

좋은 표양과 모범으로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옥포신앙공동체가 되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