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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본당 주임신부님
2016.09.06 17:26

“피를 나눈 사이”

(*.193.111.77) 조회 수 460 추천 수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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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를 나눈 사이”

  어른들 말씀이 필자가 어릴 적에 싸움을 꽤 잘했다고 합니다. 덩치가 큰 것도 아니고 싸움 기술이 좋은 것도 아니었지만 싸워서 진 적이 없다고 합니다. 이유는 깡다구가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아무리 맞아도 울지를 않고 코피를 흘리지 않았답니다. 옛날 어릴 적 싸움은 다 아시다시피 누가 먼저 우느냐 또는 누가 먼저 코피를 흘리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아무리 많이 패도 한 대만 잘못 맞으면 코피가 터지고, 코피가 터지면 울지 않는 아이가 없었습니다. 어릴 때는 코피 나는 것이 왜 그리 무서웠던지... 요즘은 싸움을 못하는 축에 끼입니다. 덩치도 작고 싸움 기술도 없고 눈물도 흔해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코피, 코 안의 점막이 약해서 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싸워서 터지는 코피가 있고, 공부를 코피 터지게 해서, 창피한 일을 당해서 낯짝이 화끈거리면서 쌍 코피가 나는 경우(창피스럽다고 합니다), 코딱지를 후비다가 코피가 나는 경우 등 아주 다양합니다. 코피가 흐르면 머리를 뒤로 제치고 콧등을 비비면서 솜으로 막습니다. 피가 멎을 때까지 기다리며 엉뚱한 생각을 합니다.
“이 피를 모았다가 모기한테 주면 모기가 안 물지 않을까?
전국적으로 흐르는 코피 양이 엄청나겠지. 요즘 피도 모자란다는데. 모으는 수가 없을까?” 그러다 혼자 피식 웃습니다.
  헌혈은 건강한 사람이 자기 혈액을 다른 사람에게 수혈할 수 있게 무료로 제공하는 일입니다. 헌혈은 제2차 세계대전 중과 종전 후에 적십자 활동으로 시작되었고, 그 후 적십자사 연맹에 속하는 각 국 적십자사로 확산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회 헌혈할 때 320cc를 뽑습니다. 소주 한 병이 되지 않는 양입니다. 헌혈을 하고 받은 헌혈증을 잘 지니고 있다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 기증하면 일부 무료로 수혈을 해주기도 합니다.
  필자가 신학생시절 밤 열시쯤에 기숙사에 비상이 걸려서 부랴부랴 헌혈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 여성 신자분이 출산 중에 피를 너무 흘려서 수혈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에 준비된 피가 모자라서 발을 동동 구르던 가족 중 한 분이 늦은 시간에 건강한 남자들이 집단으로 모여 있는 곳을 생각하며 기도하다가 신학교 기숙사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급하게 연락이 오고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학장 신부님의 배려로 수혈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산모와 아이는 매우 건강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피를 나누어 생명을 살린 참으로 뿌듯한 경험이었습니다.  
  요즘 언론 보도를 보니 피가 모자란다고 합니다. 위급한 수술이나 중요한 수술에도 피가 모자라서 쩔쩔 맨다고 합니다. 대한적십자사 국정감사에서 나타난 복지부 전망을 보면 혈액 수요량에 비해 공급 부족량이 내년에는 10.7%, 2010년에는 22.8%, 2015년에는 30.8%, 2020년에는 41.8%나 될 것이라고 합니다. 참 불안합니다. 나 또한 언제 어느 때에 불의의 사고를 당할지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헌혈이 부족한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예부터 피를 귀하게 여기던 우리네 관습 때문 일 수도, 혈통이나 혈맥 등으로 상징되는 피 내림의 역사라든지, 부모님께로부터 물려받은 피를 귀하게 여기는 의식이라든지, 피를 나눈 형제(또는 의형제를 맺을 때)라는 표현에서 보듯 피를 통해서 자신의 온 존재를 나누고 의탁하기 때문에, 또는 피 뽑는 주사바늘이 무서워서(제가 그렇습니다)이기도 합니다.
구약성서에 보면 피에 생명이 있다고 여깁니다.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 때에 빵과 포도주를 상징물로 삼아 당신의 살과 피를 남겨주십니다. 이천 년이 지난 지금도 가톨릭에서는 빵과 포도주를 통해서, 예수님의 살과 피를 나누어 먹고 마시는 의식을 거행하면서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합니다. 이런 의식의 이유 말고도 구체적인 이유들이 언론보도를 통해서 나타납니다.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2003년도 대한적십자사에 대한 감사 자료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혈액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른 채혈금지 대상 16~17세 미만 청소년들로부터 헌혈을 받았다든지, 또는 군부대가 헌혈대가로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부당한 지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기도 합니다.
혈액수급 부족사태는 부실한 혈액관리로 인한 헌혈자 감소가 주요 원인임을 인정하는 적십자사 관계자의 자기 성찰에 의한 고백과 개선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대여섯 번 정도 헌혈을 한 것 같습니다. 많이 부족합니다. 이른 시일 안에 헌혈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참고로 저는 적십자사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전혀 없습니다.
<2004년도>
2004년도에 쓴 글입니다. 그런데 이 글을 어디에 실었는지를 모르겠습니다.
왜 썻을까?
어쨋든, 재작년에 헌혈하러 갔다가 창피만 당햇습니다.
요즘은 병원하고 인터넷 연결이 되어서 제 파일이 있더라구요.
제가 지방간 수치가 높아서 피를 쓸수가 없답니다. 초코파이만 하나 먹고 왔습니다.
요즘도 피가 모자란다고합니다.
본당에서 한마음 한몸 운동의 일환으로 헌혈이라도 한번 할까요?
물론 저는 지방간이라...
          


 

  • ?
    옥포성당 세례자요한 2016.09.06 22:59 (*.176.92.10)
    헌혈이라는 내용이 새롭게 다가올 정도로
    헌혈을 했던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언젠가 저희 옥포성당 마당으로 헌혈버스가 와서
    실시한 때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했던
    헌혈을 끝으로 아직까지 헌혈 한번도 안하고
    무심한 나눔없는 삶을 뒤돌아보게 한답니다.
    그때처럼 성당마당으로 헌혈버스 불러다가
    교우모두 헌혈 하면 좋을것 같네요.
    신부님 칼럼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
    옥포성당 세례자요한 2016.09.06 23:09 (*.176.92.10)
    그때 헌혈할때 모든신자들이 헌혈에
    동참하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그때도 헌혈전에 헌혈에 적합한지 모두
    검진부터 실시하고 불합격한분도 나오고,
    아무튼 그때 요한이는 헌혈을 했는데
    지금은 종합검진때 비만에 지방간 수치가
    나오는걸보면 헌혈 불합격자인지도 모르겠네요.
    우리 성당에서도 오랜만에 단체헌혈 한번
    실시하면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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