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본문시작

칼럼 : 본당 주임신부님
2016.04.19 13:29

10원의 노동

(*.193.111.77) 조회 수 464 추천 수 3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0원의 노동”


  <종이봉투 윗선을 접는다 → 종이봉투 윗부분을 안으로 넣어서 접는다 → 밑 부분의 마분지를 종이봉투에 넣는다  →
손잡이 부분의 마분지에 풀칠을 한다 → 풀칠한 마분지를 접은 곳에 넣는다 → 윗부분의 구멍을 뚫는다 →
끈 한쪽의 매듭을 짓는다 → 끈을 끼우고 나머지 부분의 매듭을 짓는다 → 완성!!>
  “장애인 직업 재활실” 벽에 붙어 있는 종이봉투 만드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8단계의 과정을 거쳐 만든 종이봉투 하나의 노동 단가는 10원입니다.
한 달에 30만장의 종이봉투 재료가 배달되고 완성되어 나가니, 총 수입 300만원입니다.
300만원을 혼자 다 먹으면 부자도 되겠지만 어찌 혼자 다 가질 수 있겠습니까?
직업재활에 참여하는 장애인 노동자들이 20명, 주위 동네 할머니들 다섯 분, 할머니들은 1장을 만들면 5원은
본인 수고비로 가지시고, 나머지 5원은 장애인 노동자들을 위해서 기꺼이 내어놓으십니다.
이리저리 나누다보면 장애인 노동자들이 받아 가는 월급은 한달 평균 12~13만원.
직업 재활실에서 발생하는 이윤 전액을 장애인 노동자들에게 돌려드리지만 한달 임금치고는 너무 적어 보입니다.
그러나 이 마저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서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일거리가 있다하더라도 장애인 노동자들이 마음놓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형편입니다.
장애인 노동자들을 위한 작업 공간들이 여러군데 있긴 하지만 아직도 더 많은 공간들이 필요합니다.

  <살아생전 행실이 그닥 좋지 않던 사람이 죽었습니다. 평소의 행실을 자신도 잘 아는지라 무서운 불구덩이
지옥으로 떨어지지는 않을까 불안해하며 저승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마중 나온 저승사자가 햇볕이 따스한 바닷가로 데리고 가서 나무 그늘 밑 긴 의자에
누워 쉬라고 하는 것입니다. 의아해하며 다리를 쭉 뻗고 누웠는데,
시원한 음료수를 갖다 주고 맛있는 과일도 가져다주는 것입니다.
‘야 천국이 따로 없구나’ 생각하며 하루 이틀 며칠을 보냈습니다.
천국 같은 생활도 시간이 지나니 슬슬 지겨워졌습니다.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할 일도 없으니 심심해서 저승사자에게 물었습니다.
“그 뭐 내가 할 일 좀 없겠소?” “네 그냥 그저 편안하게 쉬십시오.”
“그것보다도 할 일이 있으면 좋겠는데...” “여긴 일이 없습니다. 그냥 쉬라니까요”
저승사자와 말을 주고받던 사람이 화를 벌컥 내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니 할 일이 없다니, 이게 지옥이지 뭐요!” 그러자 저승사자가 하는 말 “그럼 여기가 어딘 줄 알았습니까?”>
(기억나지 않는 어떤 책에서)  

  요즘 높아지는 청년 실업률에 대하여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사실 직장을 구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청년들에게 일명 “백수” 생활은 그저 지옥일 따름일 것입니다.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해서 정부 기업들이 나서고 있습니다. 참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한편 장애인 노동자에 대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참으로 소홀하기 그지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정책과 제도가 후퇴하는 것 같습니다. 장애인들도 집에서 그저 하릴없이 있으면 심심하고 지겹습니다.
장애인들도 당당한 한명의 노동자로 일할 기회가 주어져야합니다.
장애인 노동자들에게도 노동 능력 평가를 통해서 제대로 된 노동을 할 기회를 주어야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2004년 4월 현재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실업율은 3.4%(너무 낮은 것 아닌가? 내 주위에 실업자들이 많이 보이던데)라고 합니다.
그러나 일하고 싶어 하고 일할 수 있는 장애인의 실업 율은 거의 90% 가까이 됩니다.
단순히 장애인이기 때문에 노동 능력을 평가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여기에다 불난 집에 기름을 끼 얻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업주가 장애인 의무고용률 2%를 초과하여 장애인을
고용하였을 경우,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장애인 고용 장려금” 제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 작년에 지급하던 장려금의 25%를 줄여버렸습니다. 그 이유로 “고용 장려금”의
부정 수급 문제를 들고 있습니다. 장려금이 부정 수급되었다면 개별 사안에 대하여 철저히 조사하여
적절한 제재를 가할 일이지, 자칫 모든 장애인 노동자들이 장려금을 부정 수급이라도 하는 것처럼 여기는 이런
노동부의 태도는 한심할 뿐입니다.
  얼마 전 공중으로 날아간 공적자금이 무려 1조760억 원이나 된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이 돈이 장애인들을 위해서 쓰였다면...        
<2005년 경남도민일보 칼럼>

조금 오래된 글이긴 하지만 내일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서 올려 봅니다.
요즘은 청년 실업이 더욱 큰 사회 문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도 고용불안의 그림자가 어른 거립니다.
모두 빨리 해결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거기다가 장애인들의 직업재활도 잘 이루어지기를...
 

  • ?
    옥포성당 세례자요한 2016.04.21 22:04 (*.176.92.10)
    장애인을 생각하시는 우리 주임신부님의 특별하신 마음이
    담겨있는 이번주 신부님의 칼럼 내용이 가슴을 적시네요.
    장애인의 날.
    그동안 달력을 볼때면 나와 필요한 빨간색의 날짜만 볼뿐
    나 아니 다른분야의 날짜들은 전혀 생각도 못한 이기적인
    삶에 부끄러움이 앞서네요.
    ------------
    본당홈피에 들어오면 언제나 주임신부님께서
    홈피를 지키고 계신것 같아서 정말 좋네요.
    누구에게나 좋은글로 읽을수 있도록 매주 올려주시는
    주임신부님의 칼럼에 오늘도 감사드립니다.

  1. 착한 말씨

    Date2016.07.05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 Views502
    Read More
  2. 블랙 눈물 다운

    Date2016.06.28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 Views423
    Read More
  3. 너무 멋지삼!

    Date2016.06.21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 Views372
    Read More
  4. 끝마음

    Date2016.06.14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 Views396
    Read More
  5. 내 몸이 불탑니다.

    Date2016.06.07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 Views487
    Read More
  6. 성모님의 밤

    Date2016.05.28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 Views501
    Read More
  7. 꿰찌르는 사랑

    Date2016.05.24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 Views452
    Read More
  8. 네잎 클로버 편지

    Date2016.05.17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 Views512
    Read More
  9. 멍개에 관한 짧은 보고서

    Date2016.05.08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 Views642
    Read More
  10. 결혼은 행복한 시련이어라!

    Date2016.05.03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 Views485
    Read More
  11. “꼰대 종교여!”

    Date2016.04.26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 Views495
    Read More
  12. 10원의 노동

    Date2016.04.19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 Views464
    Read More
  13. 헤쳐모여!

    Date2016.04.12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 Views524
    Read More
  14. 길을 묻다

    Date2016.04.05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 Views503
    Read More
  15. 부활

    Date2016.03.30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 Views454
    Read More
  16. 수녀님 왜냐면요

    Date2016.03.22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 Views487
    Read More
  17. “인간의 밥, 주님의 밥”

    Date2016.03.16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 Views520
    Read More
  18. Date2016.03.08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 Views411
    Read More
  19. 새해단상

    Date2016.03.01 By백남해 요한보스코 주임신부님 Views64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Next
/ 20